아래 사진은 날진(Nalgene)이라는 미제 물통입니다. 등산이나 낚시같은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애용하는 물통이죠. 물맛이 잘 변하지 않는 장점도 있지만 튼튼하게 잘 만들어서 무엇보다 내구성이 좋습니다. 게다가 플라스틱 냄새도 많이 나지 않구요. 뚜껑이 몸체와 고리로 연결되어 있어서 뚜껑을 잃어버리는 일도 생기지 않습니다. 작년 봄에 아내랑 등산할 때 사용할 요량으로 1리터짜리를 두 개 샀습니다. 당시에 1개 당 18,000원이었어요. 25%인가 할인을 해주어 13,500원을 지불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통 하나 가격으로는 그리 싼 편은 아니지만 쓰임새를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가격도 아니지요.

지난 일요일 등산용품 매장에서 등산바지와 셔츠 등을 고른 후 계산대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옆 매대에 사진 왼쪽에 있는 작고 귀여운 0.5리터짜리 날진 물통이 보이는 거예요. 아내가 외출용으로 하나 장만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태그에 붙어 있는 가격이 16,000원이라 망설이게 되더라구요. 오랜만에 등산용품점에 왔는데 아내 말을 듣어주기로 하고 맘에 드는 색깔을 고르려고 몇 개를 들었다 놓았다 하니, 어떤 물통은 태그에 붙은 가격이 11,000원이어서, 좀 의아하게 생각하며 매장 직원에게 물어보니 수입된 시점에 따라 환율이 다르게 적용되어서 동일한 제품이라도 조금씩 가격 차이가 난다고 하대요. 그런데 요즘 환율이 많이 올라서 그 차이가 매우 크더라구요. 그래서 사진 맨 왼쪽에 있는 작고 귀여운 날진 물통을 8,250원에 하나 살 수 있었습니다. 물론 25% 할인된 가격이지요.

회사에 가면 대표이사가 회의 때마다 환율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던데, 물통 하나 사면서 이게 보통 문제는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갈수록 세상살이가 팍팍해져서 걱정입니다. 살림하기가 좀 수월해져야 마음에 여유도 있고, 마음에 여유가 있어서 사람들이 서로 간에 배려도 하고, 배려를 해야 웃고 살텐데 말이죠. 작은 물통 하나 장만하고서 말이 많았네요.